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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2021.11.8] "반도체 수급난에 원자재 대란까지"…완성차업계, ‘그로기’ 상태
원문보기: "반도체 수급난에 원자재 대란까지"…완성차업계, ‘그로기’ 상태 : 100세시대의 동반자 브릿지경제 (viva100.com)
"반도체 수급난에 원자재 대란까지"…완성차업계, ‘그로기’ 상태
입력 2021-11-07 15:57 | 신문게재 2021-11-08 5면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중국발 원자재 공급대란에 처하며 그로기에 몰렸다. 올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 절벽에 몰린 상황에서, 요소수와 마그네슘 부족 등 예측하지 못한 원자재 공급난이 추가로 더해졌다.
7일 한국무역협회 브뤼셀 지부에 따르면, 최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U 정상회의를 통해 중국의 마그네슘 수출 통제로 EU 전반에 완성차 등 제조업이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했다. 마그네슘은 알루미늄 합금 필수 소재로 자동차에 많이 사용한다. EU는 알루미늄 공급의 절반 가까이를 중국 수입에 의존하면서 역내 마그네슘 재고가 이달 말 소진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니켈·코발트·망간을 핵심 소재로 한 삼원계 배터리까지 가격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 역시 관련 원자재 수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이 심각한 전력부족 사태로 전력공급 제한 조치를 내린 영향이다.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중국 금속 제련업체들은 공장 가동 중단에 수출 물량을 크게 줄였고, 글로벌 공급망에 일대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마그네슘의 경우 당장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소재 선택에서 유럽과 달리 알루미늄을 최소화해 유럽보다 피해가 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비교적 낮은 마그네슘 함유량의 알루미늄을 사용하면서 어려움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신차 생산에 영향을 주는 등 출고 지연부터 가격 인상까지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삼원계 배터리의 원재 수급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재 수급난이 장기화할 경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부터 코발트를 줄인 하이니켈 배터리 등이 새로운 대체 배터리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테슬라와 메르세데스 벤츠는 기존 삼원계 배터리에서 LFP 배터리 교체를 밝히는 등 공급망 리스크에 신속히 대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 확대 기조로 배터리 가격의 불안정성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LFP 배터리 등이 대세로 떠오르더라도 중국발 공급망 리스크를 고려한다면 소재 탈(脫)중국화가 이뤄지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의 공급망 점검이 대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공급망 타격이 반복적으로 나타날지 예단할 수 없지만, 기업들이 탄소중립과 디지털전환 등 글로벌 이슈에 적극 대비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국내 완성차 업계는 원자재 수급난 심화로 인해 올해 연말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이달 진행하지만, 예년과 달리 할인 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과거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에는 차종별로 최대 20%까지 할인을 제공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 692만2794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2.4% 감소한 수치다. 국내 생산 및 OEM을 합친 국내 판매는 4.8% 증가한 160만7035대, 해외 판매는 16.5% 감소한 533만5759대다.
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