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Coverage
[경향신문, 2022.03.29] 내년도 재정운용, 긴축으로 바뀔까....정부 내년도 예산안 작성지침 발표
내년도 재정운용, 긴축으로 바뀔까....정부 내년도 예산안 작성지침 발표
기사원문보기: 내년도 재정운용, 긴축으로 바뀔까....정부 내년도 예산안 작성지침 발표 - 경향신문 (khan.co.kr)
이창준 기자 | 입력: 2022.03.29 17:27 | 수정: 2022.03.29 17:33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이 될 내년도 예산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 당선자가 국가부채 확대에 부정적인데다가 코로나19도 정점을 찍고 ‘리오프닝’으로 갈 가능성이 큰 만큼 재정기조도 현 정부 내내 이어진 ‘확장’에서 올해 ‘경제 정상화’를 거쳐 내년에는 예산을 지출을 최소화하는 ‘긴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2023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29일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예산안 지침을 통해 내년도 재정운영의 기본 방향을 ‘필요한 재정의 역할 수행’과 ‘지속가능한 재정 확립’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유지했던 확장 재정 기조를 철회하고 ‘필요한 만큼만’ 예산을 쓰겠다는 긴축 재정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2 예산안 편성지침에서 올해 재정 운영의 기본 방향을 ‘적극적 재정 운용’이라고 제시한 것과 대조된다.
특히 정부는 각종 코로나19 관련 한시적 지원 예산을 축소하고 10조원이 넘는 재량지출 예산을 감액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예산은 크게 법령에 의해 지출 규모가 결정되는 의무지출과 유동적으로 지출 항목과 규모를 조절할 수 있는 재량지출로 구분되는데, 정부는 이날 편성지침을 통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목표로 재량지출의 10%를 줄이기로 한 것이다. 기재부는 재량지출 중에서도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를 빼면 통상 10조원 이상의 예산이 절약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량지출 규모를 줄이는 것은 기재부가 매년 발표해 온 재정 혁신 방안 중 하나다. 하지만 특히 내년은 정부가 코로나19 회복을 위해 그간 투입한 각종 재정지원 등을 축소할 것이라고 선언한 터라 절감액도 예년 수준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상대 기재부 예산실장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상당폭 늘어난 한시적 지출의 정상화를 고려하면 통상적으로 매년 절감하는 규모에 비해서 (절감액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의 이같은 긴축 재정 전환은 정부가 지난해 말 2022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선언했던 ‘경제정상화’ 기조를 더 강화한 조치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을 비판하고 재정건전성을 거듭 강조해 온 윤석열 당선인의 재정 지출 코드와도 연결된다. 실제로 기재부는 이날 발표한 예산안 작성 지침이 윤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과 실무 협의를 거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소상공인이나 일부 취약 계층 등에 대한 코로나19 충격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만큼 새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섣불리 지출을 줄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후보 때와 달리 막상 정권을 잡고나면 공약이행과 시중 경기 부양 때문에 긴축을 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향후 구체적으로 발표되는 새 정부의 정책이 반영되면 실제 기재부의 지출 기조가 상당 부분 바뀔 가능성도 높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새 정부는 추상적 수준에서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겠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는 노인 기초연금 인상 등 재정 지출을 늘리는 공약을 많이 내세우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새 정부의) 재정 지출 방향을 미리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구체적으로 정해지고 또 연말 예산안을 국회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그때 많은 수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구체적인 정책 과제 등을 고려해 새 정부 출범 전후로 추가 예산안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 실장은 “인수위에서 여러 가지 공약의 국정 과제화 작업이 추진되고 있고 4월 말~5월 초 정도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새 정부의 정책을 더 반영해 5월 초 정도에 추가적인 보완 지침을 각 부처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