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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2021.12.20] 해 넘기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현대엔지 IPO가 신호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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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기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현대엔지 IPO가 신호탄 될 듯
김상우 기자(ksw@viva100.com). 2021.12.20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올해를 넘겨 내년으로 미뤄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지 못한 현대차그룹이 이달 30일 공정거래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연내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와 자금 확보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내년 2월 현대엔지니어링 상장까지 시간을 늦추는 모습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30일 공정거래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는 현대글로비스 보유 지분(29.9%) 매각을 고민해야한다. 개정안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총수 일가 지분율 30% 이상을 20% 이상인 상장사로 확대하고 있다. 정 회장 오너 일가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약 10%를 정리해야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 2.26%, 현대모비스 0.32%, 기아 1.74%, 현대글로비스 23.29%, 현대엔지니어링 11.7% 등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 상위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은 크게 낮은 형편으로 경영권 방어에 취약하다는 약점을 지닌다.
시장에서는 올해 9월 현대엔지니어링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하면서 내년 2월 상장에 나서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과 동시에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일감 몰아주기 규제 해소를 동시에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달 증시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에서 정 회장이 보유한 주식 534만1962주를 처분할 계획을 밝혔다. 정 회장이 해당 지분을 매각하면 최대 4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정 회장이 확보 자금 전량을 현대모비스 주식 매입으로 돌린다면 현대모비스 지분율을 2%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 혹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7.2%를 승계 과정에서 필요한 세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
시장에 내놓는 현대엔지니어링 전체 공모 주식 수는 1600만주다. 사측이 신주 400만주를 발행하고 기존 주주들이 보유 주식 1200만주를 처분한다. 예상 공모가격은 주당 최대 7만5700원을 제시하면서 최대 3000억원대 조달에 그친다. 상장 목적이 투자금 마련보다 기존 주주의 지분 매각에 우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정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을 이전 2018년 불발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재추진에 활용할지 주목받고 있다. 정 회장은 사실상 현대차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이 0.32%에 불과, 두 회사의 합병은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율을 희석시키면서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다만 과거 분할과 합병비율 문제로 주주들의 반대에 직면한 만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내년 주주총회를 전후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분할 재추진 가능성이 높다”면서 “별다른 문제없이 승인이 이뤄진다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다른 시나리오는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